라이사에서의 삶은 행복하지 않습니다.
사람들은 양손을 비틀며 거리를 걸어가고, 우는 아이들에게 욕을 하면,
두 주먹으로 관자놀이를 누른 채 강가의 난간에 몸을 기대고 있습니다.
아침에 악몽에서 꺠어나면 다른 악몽이 시작됩니다.
 작업대에서는 매 순간 망치에 손가락이 뭉개지거나 바늘에 손가락이 찔리는 일이 일어납니다.
상인의 장부에 혹은 은행원의 장부에 세로로 적혀 있는 숫자들이 모두 잘못되어 있기도 합니다.
 선술집 함석 계산대 위에, 한 줄로 놓인 유리컵들 앞에서 고개 숙여 노려보는 눈길들을 피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.
집 안에서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습니다. 그걸 알아보기 위해 집 안으로 들어갈 필요조차 없습니다.
여름이면 열어놓은 창문에서 싸우는 소리와 접시 깨지는 소리가 귀청을 찢을 듯 요란하게 들려옵니다.
 그러나 라이사에서는 늘 창가에 서서, 벽돌공이 떨어뜨린 옥수수 죽을 받아 먹으려고 지붕 위로 뛰어오르는 강아지를 보고 웃어대는 어린아이가 있습니다.
벽돌공은 정자 밑에서 , 라구 접시를 들고 있는 젊은 선술집 여주인에게 "내사랑, 당신의 사랑 속에 빠지게 해주오."라고 소리칩니다.
여주인은 양산을 좋은 가격으로 팔아서 들떠 있는 우산 장수에게 그가 주문한 요리를 줍니다.
 한 귀부인이 그 하얀 레이스 양산을 사서 경마장에 뽐내고 들고 갔는데, 그녀와 사랑에 빠진 한 장교가 경마에서
장애물을 뛰어넘으며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주었습니다.
장교는 행복에 겨워하지만, 장애물 위로 뛰어오르며,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행복한  자고새를 본 장교의 말은 그보다 더 행복합니다.
그 새는 빨간색과 노란색 무늬가 있는 자고새의 깃털 하나하나를 철학자의 책 속에 세밀화로 그려 넣을 수 있어 행복햇던 
화가의 새장에서 나온 행복한 새입니다.
철학자는 그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.
"슬픔의 도시 라이사에도, 살아 있는 존재와 다른 존재를 잠시 하나로 묶어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끈이 있다.
그 끈은 곧 풀어졌다가 다시 움직이는 점들 사이로 뻗어나가면서 새롭고도 신속하게 형태를 그려낸다.
그렇게 해서 불행한 도시는 매 순간 결코 존재하지 않는 행복한 도시를 포용한다."


2010. 8. 30. 21:42. RSS feed. came from other blogs. Leave a Response.
Posted in Hoorya/Drawing&etc.. Top